이민정 씨, 사랑을 하면 연기도 예뻐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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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가이 기자] 배우 이민정이 빛나고 있다. 반짝 반짝거리는 건 오직 미모만이 아니다. 연기력에 광채가 더해졌다. 불과 9개월 전의 드라마 KBS 2TV '빅'에서의 연기력과 사뭇 다르다. 신기한(?) 일이다. 

이민정이 또 다시 로코(로맨틱코미디)로 돌아왔다. 전작인 '빅'이나 히트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원더풀 라디오' 등을 통해 이미 다양한 로코에 출연해 연기를 했다. 특히 영화들의 경우, 흥행 성적도 꽤 좋아서 '차세대 로코퀸'이란 애칭까지 얻은 그다. '빅'의 부진을 딛고 선택한 작품은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다. 이 역시 정치판을 배경으로 신념이 다른 두 남녀 국회의원의 비밀 로맨스를 그린다. 신하균과 함께 로맨틱하고 코믹한 그림을 그려낼 예정이다. 

그런데 이제 2회까지 방송된 '내연모'는 이민정의 연기 성장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기신' 신하균의 믿고 보는 연기나 진흙탕 정치판의 단면을 다룬 대본을 지켜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이민정이 절대 미모라는 무기를 내려놓고 오로지 연기로만 승부하는 인상을 받는 건 비단 일부의 생각일까.  

10일 방송된 2회에서 노민영(이민정 분)은 대한국당의 대리투표 사실을 기자들에게 공표고 장외투쟁 뒤로 룸살롱에서 밀실협약을 하는 의원들을 향해 쓴 소리를 일갈했다. 술판을 벌인 의원들의 모습을 보곤 "애국이 국어사전에서 썩어빠지겠다. 이 개자식들아!" "이러니까 국민들이 정치가 정치인들이 국민 뜯어먹고 산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라고 독설을 날렸다. 이 장면에서 분노에 찬 대사를 처리하는 호흡과 억양이 이전보다 한결 자연스러웠고 감정에 벅차 눈물까지 그렁대는 디테일한 연기도 볼만 했다. 

그 뿐 아니다. 이수영(신하균 분)과의 조심스러운 러브라인에서는 그간의 내공이 축적된 로코 연기가 튀어나왔다. 휴대폰에 담긴 이수영의 상반신 누드 사진을 보고 묘한 기분에 휩싸이는 표정, 맞선을 재촉하는 이모와의 대화 도중 "배란기에 가끔 생리적 현상 때문에(남자랑 자고 싶다)"는 능청스런 대사를 칠 때는 사랑스럽고도 귀여웠다. 




극중 의원이 달랑 두 명 뿐인 녹색정의당의 초선의원이자 당대표 노민영 역을 열연 중인 이민정은 극중 직업의 리얼리티를 살리고자 예쁜 척도 배제했다. 깔끔한 정장이나 편안한 캐주얼 차림에 화장기도 찾아보기 힘든 수수한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그만큼 비주얼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인상적이다. 

지난해 '빅'이 전파를 탈 때까지도 이민정의 연기력엔 늘 말이 따라다녔다. 부자연스럽다거나 어색하다거나 아쉽다는 반응들이 늘 있었다. 하지만 당차고 열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로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젊은 국회의원 이민정은 확연히 달라 보인다. 신하균과의 케미는 물론 정직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의 면모를 표현하는 데도 흠 잡을 구석이 없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더니, 이민정은 연기가 예뻐졌다. 톱스타 이병헌과의 열애 사실이 공개돼 만인의 축하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그는 사랑받는 여자의 여유와 행복을 발전된 연기력으로 증명하고 있다.